야구장 지붕 뜯기고 수백만 가구 정전…허리케인 '밀턴' 플로리다 강타
초강력 허리케인 ‘밀턴’이 플로리다 서부 해안에 상륙했다. 최소 10명이 사망하고, 수백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탬파를 비롯한 플로리다 한인 사회도 대피에 나섰다. AP통신에 따르면, 허리케인 ‘밀턴’은 지난 9일 오후 8시 30분 플로리다 서부 새러소타 카운티의 시에스타 키 해안에 상륙했다. 상륙 당시 5등급 중 3등급이었던 밀턴은 90여 분 만에 2등급으로 세력이 약해졌으며, 10일에는 1등급으로 약화됐다. 그러나 시속 120마일에 달하는 강풍과 17인치에 달하는 폭우로 도시 곳곳에 피해를 남겼다. 탬파 한인회 신광수 회장은 “전기가 나가고, 지붕이 날아가는 등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며 “아직 한인들의 피해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지만 상당한 피해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신 회장은 “강풍이 지속되는 동안 안전을 위해 이동을 자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플로리다주 당국은 15개 카운티에 강제 대피령을 내렸으며, 약 720만 명이 거주하는 이 지역에는 교통 혼잡이 심각한 상황이다. 탬파 한인 감리교회 한명훈 목사는 “쓰러진 나무와 펜스가 도로를 막고, 전기와 물이 끊긴 집이 많다”며 “교인들은 현재 안전하게 대피해 있다”고 전했다. 허리케인 밀턴은 플로리다를 관통한 후 대서양으로 이동했으며, 우려됐던 해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그러나 플로리다 동부 해안 세인트루시 카운티에서는 토네이도로 인해 5명이 사망했다. 이 중 2명은 스페인 레이크 커뮤니티의 노인 거주지에서 발생했다. 국립기상청에 따르면 하루 동안 중앙과 동부 지역에서 총 45건의 토네이도가 보고됐다. 웨스트팜비치에 사는 한인 임창현씨는 “허리케인은 거리가 있어 피해가 크지 않았으나, 그로 인해 발생한 토네이도로 집이 부서지고 차가 뒤집히며, 쓰레기통이 지붕 위로 날아올라 박히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통신 상황 역시 심각하다. 버라이즌은 “탬파 지역 네트워크가 중단돼 통신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피해가 크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했다”며 “시간이 지나면 피해 규모를 더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플로리다 전역에서 약 300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으며, 세인트피터즈버그에서는 트로피카나 구장의 지붕이 강풍에 의해 파손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정윤재 기자 jung.yoonjae@koreadaily.com허리케인 플로리다 플로리다 한인 플로리다주 당국 플로리다 서부